■인터뷰 : 한의상 팜젠사이언스 회장

신간 '사람이 무기다'에서 난세의 성공법 보여주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승인 2022.07.27 14:47 의견 0

“나는 장량처럼 교묘한 책략을 쓸 줄도 모르고, 소하와 같은 행정 전문가도 아니며, 전투에서는 한신을 따를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세 사람을 제대로 가용할 줄 안다.”

중국의 역사소설 초한지(楚漢志)를 보면, 두 라이벌인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은 출발부터 달랐다. 항우가 명문귀족 출신이며 대단한 가문에다 무예까지 출중했던 데 비해, 유방은 가문도 별 볼일 없고 돈도 없었으며 학식과 지식도 부족했다. 그런 유방이 어떻게 천하를 통일하고 한나라(漢)의 황제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한의상 팜젠사이언스 회장(61)이 최근 펴낸 <사람이 무기다>를 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한 회장은 25일 서울 서초동 팜젠사이언스 본사에서 진행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유방과 항우의 운명은 ‘강한 나’가 될 것인지(항우), 아니면 ‘강한 우리’가 될 것인지(유방), 그 생각과 실천의 차이에서 갈렸다”고 해석했다.

사람중심경영 이야기 <사람이 무기다> 펴낸 한의상 팜젠사이언스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사람은 그 어떤 무기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그는 “이번에 경향신문이 발간한 <사람이 무기다>에서 제가 독자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주제는 ‘사람보다 더 귀한 것은 없고, 사람보다 더 강한 것도 없다’는 사실”이라며 “유방처럼 사람을 얻고 쓰는 성공전략은 ‘사람을 중시하라’는 저의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사람이 무기다>는 중국 한나라의 초대 황제인 유방의 ‘사람을 얻고 쓰는 법’을 바탕으로 한 회장이 터득한 경영학 이론과 직접 경험한 현장의 이야기를 더한 ‘사람중심경영’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유방과 항우의 차이를 ‘사람을 얻고 쓰는 용인술’에서 찾았다

“훍수저 유방이 금수저 항우를 꺽고 진정한 의미의 통일중국을 이뤄낼 수 있었던 최종병기는, 숫자나 통계로 판단하기 어려운 무한기회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무기입니다. 유방은 항우와의 대결에서 번번이 열세에 몰려 위기를 맞았어요.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유방이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가문 출신에 학문과 지식도 부족한 유방이 ‘사람’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무장했기에 역발산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의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역사소설이나 드라마 같은 데서 잘 나타나듯이, 항우는 직선적이고 독단적이었으며 자신의 능력만을 과시했다. 반면, 유방은 남의 말을 늘 경청했다. 이런 유방에게는 인재들이 모여들었고 유방을 그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여 항우를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항우가 혼자 강해지려 노력할 때 유방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끌어모아 ‘강한 우리’로 만들어 내고자 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주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감춰진 재주를 이끌어내 강하게 성장시켰어요.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유방에게 승리를 안겨 준 사람이 장량, 유방이 패전할 때마다 군량과 지원병을 모아와 유방에게 재기의 바탕을 마련해 준 소하, 남다른 무공과 전투 능력으로 연전연승하며 한나라의 영토를 넓혀 나갔던 한신 같은 인물이 대표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동네 아우들이었던 개장수 번쾌·떠돌이 악사 주발·백수건달 노관 같은 사람들을 최고의 맹장으로, 정치가로 길러냅니다. 항우가 여러가지로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았던 유방에게 최후의 승부에서 사면초가(四面楚歌)의 말로를 맞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무기다>는 기꺼이 자신을 낮춰야 상대를 품는다(1장), 당신의 사람이 당신의 성공을 결정한다(2장), 세상을 얻고 싶다면 적의 마음까지 얻어라(3장), 일보다 사람을 보는 게 먼저다(4장) 등 4개의 대들보에 22개의 기둥을 세우고 80개의 서까래를 얹은 구성으로 지어졌다. 한고조 유방의 성공전략과 한 회장의 경영전략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어우러진다.

사람들을 자신의 무기로 삼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무기가 되기 위한 일에도 한 회장은 적극적이다. 진단도구(키트)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엑세스바이오를 인수할 당시, 그 회사의 오너였던 최영호 대표를 그대로 유임시키고 경영권을 줬다. 진단의약 분야의 전문가였던 최 대표는 사업 전문가인 한 회장을 통해 추가적인 투자를 유치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하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그 역할과 위상을 공고하게 다졌다.

세계적인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으로 ‘사람 경영론’을 설파하고 있는 한의상 팜젠사이언스 회장. 정지윤 선임기자한 회장은 오래 전부터 식당에 가면 ‘누구 밦갑 내줄 사람 없나’를 살펴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한다. 특히 휴가 나온 군인들이나, 어르신을 모시고 식사하는 젊은 사람들을 발견하면 기어코 식사비를 대신 내주기로 유명하다. 얼마 안되는 비용이지만 어른을 공경하고, 국가에 봉사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는 생각에서 하는 일이라고 한 회장은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상의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의 패턴이 바뀌고, 수요·공급의 방법과 전략도 달라졌어요. 소용돌이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삶은 계속 추락하고 기업들의 비명소리도 커지고, 한 마디로 난세(亂世)입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할 무기는 무엇일까요? 재택근무와 원격 근무 등이 일상이 되면서 갈고닦은 IT 기술일까요? 우리 인간을 대신해 많은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는 AI 기술일까요? 아니면 전기차 기술일까요? 그런 기술은 유용한 수단이지만 완벽한 무기는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이 무기다>에 등장하는 유방은 가치관과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함을 보여주고, 주변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고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세를 견지하며, 누구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애쓴다. 이런 인재경영, 국가경영의 ‘발효 기술’이 강한 우리, 강한 기업, 강한 국가를 만든다. 한 회장은 “강한 우리가 되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찾고, 불러 모으고, 길러내는 유방의 용인술은 오늘날 기업들이 인재를 키우고 조직을 관리하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한 경쟁력”이라며 “국가사회적인 난국을 풀어나가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상 회장, 그는 우수의약품 생산·개발과 바이오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이끌며 우리들제약(현 팜젠사이언스)을 인수해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시킨 ‘해결사’ 별명을 가진 인물이다. 2019년에는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엑세스바이오를 인수해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등 감염병 진단 부문에서 세계적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로의 도약을 이끌었다.

“혼돈의 시대이자 새로움의 시대인 지금, 우리가 손에 쥐어야 할 진짜 무기는 ‘사람’입니다. 비즈니스라는 21세기의 전쟁터에서 만났던 숱한 동료들, 선후배들이 모두 저의 든든한 무기가 돼 주었습니다. 때로는 저 역시 다른 이의 무기가 돼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요. 아무것도 없었던 흙수저인 내가 성공을 거둔 것은 결국 주변 사람들 덕분입니다. 그래서 맨손으로 성공한 유방을 주의깊게 지켜봤고, 그의 이야기를 통해 성공의 비결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발간 3주 만에 초판 5쇄에 들어간 <사람이 무기다>는 지난 2020년 한 회장이 쓴 <사람만 남았다>의 후속작이다. 내년에는 <사람이 신이다>를 출간해 ‘사람 시리즈’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한 회장은 귀띔했다.

글=특별기획팀 / 사진 출처=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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